산행/2021산행

경주시 외동읍 아기봉(트랙완료) ~ 2021년 5월 14일(경주근교산)

龍宮 2021. 5. 15. 17:17

경주시 외동읍 입실 마을 이란리 서쪽 산등성이로 불룩하게 솟아오른 아기봉은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낮고, 바위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한 봉우리다. 

  아기봉이 자리한 입실마을은 신라시대 불국사와 모화리의 원원사 사이에있는 
78개의 사찰과 사찰 사이의 통로로 마치 복도처럼 생긴 마을이다.

 

불국사에 들어간 사람은 미리 이 마을의 작은 사찰로 들어와 삭발을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는데 
도(道)를 닦으러 오는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오는 문이라하여 입실(入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한다. 

  예사롭지 않는 마을 이름 유래에서 짐작할수 있듯 아기봉 역시 신성한 전설을 품고있다. 
[삼국유사]에 전해지는 기록을 토대로 한 옛날이야기다. 

 

삼백예순날을 하루같이 아기봉에 올라가 치성을 드리는 할머니가 있었다. 
그 날도 할머니는 목욕재계 후 새벽 하늘 맑은 별빛을 벗삼아 산으로 올랐다. 
먼저 떠난 바깥양반과 함께 사는 가난한 가족들을 위해 양손이 닳도록 비비고 앉았다 
일어섰다를 수 차례 반복하는 동안 어느새 동이 터 올랐다. 
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려던 할머니는 위쪽 봉우리에서 다가오는 오색찬란한 빛을 보았다. 
그리고 그 빛의 정체를 확인한 할머니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녀였다. 
황금꽃과 금이파리로 장식된 머리 관을쓰고 비단 날개옷을 입은 선녀의 몸짓은 
눈부시면서도 화려하지않고 마치 하늘거리는 풀꽃처럼 가냘프고 아름다웠다. 
할머니는 나무 뒤에 몸을 숨기고 선녀의 동정을 살폈다.

선녀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온 후에도 구름이 바위를 감싸 돌고 흐를 뿐 한동안 정적이 계속됐다. 
그 후 장시간 선녀의 신음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으앙~ 하고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당혹스런 광경을 지켜본 할머니는 자기도 모르게 윽 하고 소리를 내질렀다. 
순간, 뜻밖의 화답이 있었다. 

거기 누구 계세요? 저 좀 도와 주세요. 
 애원하며 흐느끼는 선녀의 청을 듣고 할머니는 떨리는 다리를 일으켜 눈부신 선녀의 실체에 한 발짝씩 다가섰다. 
선녀의 다리 밑에 피투성이 아기와 마주했을 때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할머니는 숨을 크게 한 번 들이마신 후 장님처럼 서툰 손을 더듬어 아이의 탯줄을 끊어주었다. 
산 정상 바위 홈에 고인 맑은 물을 치맛자락에 적셔 내려와 
아기의 몸을 정성껏 닦아주고 선녀의 비단 치맛자락으로 살포시 아이를 감싸 안아 주었다. 
그때서야 선녀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할머니. 저는 보시다시피 선경(仙境)에 사는 제석천왕의 막내딸이에요. 
어쩌다 하늘도 허락지 않는 연분을 맺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에게 기대가 크셨던 아버님이 노하여 인간 세상으로 쫓아냈지만 다시 저를 불러 주실 줄로 믿어요.  
이곳은 아버님께서 노여움을 푸시는 동안 제가 잠깐 머물다 갈 귀향지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의 은혜는 잊지 않을 테니 제발 저를 도와 주십시오. 
사람들에게 제 아이의 존재가 알려지면 저와 아이 모두 생명이 온전치 못할 것이니 
부디 제 은신처를 알리지 말아 주십시오. 

   선녀의 간곡한 부탁을 들으며 할머니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비밀을 지켜 주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이었다. 
할머니는 그 날 이후 밤낮 없이 산에 올라 선녀의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큰 바위 밑에 거처를 만들어 주고 선녀가 덮고 잘 두둑한 목화 솜이불도 가져다주었다. 
밥과 빨래는 물론 아기가 걸치고 있을 배냇저고리도 손수 지어다 입혀 주었다. 
덕분에 아이는 건강하게 자랐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난 지 삼칠일이 되는 날,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아이의 말과 행동이었다. 

 

 어머니 인간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힘을 기르지않으면 약자만 피해를 입게됩니다.저는 이제부터 힘을 기르겠습니다 
하고 석굴 앞에 있는 지름 50cm, 길이 1m쯤 되는 돌을 밧줄로 묶어 짊어지고 산 정상을 오르내렸다. 
기이한 아이의 행동은 매일 반복되었다. 

  너무도 신통하게 여긴 할머니는 선녀의 간곡한 부탁을 잊은 채 집안 식구들에게 
그 아이의 정체를 누설해 버리고 말았다.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고 급기야 임금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신하를 파견해 사실을 확인한 임금님은 좌불안석이 되었다.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얼마나 힘이 세어질지 심히 걱정이군. 
하늘나라 사람이니 인간의 말을 순종할 리 만무하고, 
그 아이를 이대로 방치해 두었다간 언제 궁으로 쳐들어와 나를 헤칠지 모르니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겠군."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 임금님은 고민 끝에 그 아이를 없애 버리라고 명령했다. 

 

그 날 밤,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굴 밖에서 잠을 자고 있던 아이는 비명소리를 내지를 겨를도 없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버렸다. 
사주 받은 장수가 아이의 시체를 부대 자루에 넣어 옮기려는 순간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져 겁에 질린 군사들은 시체를 내팽개치고 도망을 쳤다. 
한밤중 난리 통에 잠이 깬 선녀가 굴 밖으로 나왔을 때 아이는 온데간데없고 부대 속에는 커다란 돌덩이로 변한 아이의 시체만 있을 뿐이었다. 
더 이상 지상에서의 삶에 희망을 잃어버린 선녀는 목메어 울다가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튿날 이들을 발견한 할머니는 자신의 경솔함을 깊이 뉘우치며 양지바른 곳에 그들을 함께 묻어 주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 봉우리를 아기봉이라 불렀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집에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면 이 바위에 치성을 드리고 
아기봉 부근에서는 부정한 일을 삼가고 있다. 

 

 위 전설을 입증하듯 지금도 그 바위 위에는 갓난아이를 목욕시켰던 둥근 홈이 남아있고 바로 아래 동굴앞에는 
아기가 지고 다녔다는 돌이 있는데, 그 돌에는 두 줄의 밧줄자국이 있다.

 

1. 산 행  지 : 경주 외동읍 아기봉
2. 산행일자 : 2021년 5월 14일
3. 산행코스 :  주차장소~건국사옆임도~능선~공단왕복~아기봉~냉천공단왕복~연안도로~원점

4. 산행거리 : 약 5.2km
5. 산행시간 :  약 3시간 31분 
6. 산행참고 :  혼산으로 아기봉 트랙 확보하러
7. 교통참고 : 자차
8. 트      랙 : 아기봉전체

2021-05-14 아기봉.gpx
0.36MB
아기봉 전체 완료
금일

 

 

주차후 아기봉
공사중인 동해선 전철
건너편 건국사 도로와 주차장
외동읍내와 뒤로 봉서산
신선암
여기서 연안왕복
연안 공단앞까지
오래된 거주장소>
바위굴1
아기봉뒤로 한바퀴하면서 여기 통과
아기봉 유래
정상부
냉천공단 왕복
냉천삼거리
여기까지 등로 
도로따라 원점